94년 부터 나는 25Mhz짜리 매킨토시 LCIII로 작업했다.
글로벌 빌리지사의 모뎀으로 01420해서 데이콤으로 접속해
최초의 브라우저인 모자익으로 인터넷에 PPP에뮬레이션으로 접속했던 기억도 난다.
엄청 오래 걸리고 별로 볼것도 없던 것을...
처음에 IBM에 들어가 본 거로 기억한다. 회사에선 텔넷으로 많이 접속했다.
그리고 영원할 것 같았던 푸른색의 텀으로 천리안을 들락날락했었다.
(지금도 창고에 14인치 애플 모니터랑 함께 잠자고 있다. 기념비적인 모델이라 버리지 않았음.
최초의 버블젯 프린터인 캐논 OEM의 흑백의 애플프린터도 가지고 있는데 흠~ 그건 있나? 모르겠다 ㅎㅎ)
그 당시 포토샵은 2.0버전이었다.
회사에 들어가니 트루비전사의 Targa보드가 장착되어 팁스나 루메나로 작업하고 있었다.
PC에는 아직 VGA카드로 메트록스 밀레니움 비디오카드는 1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었기 때문이었다.
16비트 정도로 만족하면서 32비트를 꿈꾸고 있을때였다.
회사에서는 실리콘그래픽스의 SGI의 워크스테이션이있었는데
IRIX를 사용하고 있었다. UINIX머신이었지만 IRIX는 멋졌다. 쥬라기공원을 만들었던 컴퓨터.
쉘을 띄워 도스 명령어 같은 유닉스의 명령어들을 ls하는 즐거움도 있었고... ㅎㅎ
dir 이 유닉스에선 ls이다. 오늘날 MacOS를 써보면 그 때 그 심플했지만 빠르고 유연했던
그 IRIX보다 나은 것은 좀 더 화려해졌달까...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쓰는 사람은 잘 모른다.
그때는 적당한 것을 작업자들은 항상 연구해서 어려웠지만 극복해가며 작업했고
지금은 그런 것은 신경도 안쓰고 작업하지만 과연 그 때보다 나은가... 하는 것이다.
시간과 생산성이 높아지고 정말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움직이는 시대가 왔지만
그 때 그 경쾌했던 무게감에 비해 질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아이디어는 무게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만...
나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사진사가 아니다.
나는 작업자이다. 디자이너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소스를 가지고 작업을 한다. 애니매이션을 만들고 이미지를 구부리고 돌리고 문지르고
찢어버리면서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런 일련의 과정 안에서 만드는 그 교감을 좋아한다.
정지된 한 장의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그 정지감은 실로 엄청나다.
움직이면 가볍다. 멈추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앞으로의 작업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위에 작업은 포토샵으로 했다.
벌써 버전으로 치면 11번째 릴리즈라고 한다.
대단하다. 나는 사실 포토샵이 이렇게 멋진 툴이 될지
아도비가 현재의 회사가 될거라고는 생각은 했지만
더 커진 공룡이 될지는 몰랐다.
애플이 없어지고 SGI가 세상을 지배할 것같이 공룡들이 뛰어 다니더니 어느날... 사라졌다.
지구상에서 공룡이 사라지듯이...
그 중심에 그가 있다. 스티브 잡스... 그가 오지 않았다면 그가 애플을 만들지 않았다면 이름이 애플이 아니었다면... 과연 오늘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그려가고 있을까...
불과 물이 없다면 우리는 날생선을 고양이마냥 씹고 있지 않았을까?
현실에서는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앞으로 또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
사실 모르지는 않지만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21세기가 되면 우리는 할을 타고 목성근처로 날아가며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이미 실현하고 있어야 하나... 아직은 멀어 보이는 것과 같다.
기술은 어느날 갑자기 실현되는 현실이 아닐까...
현실에선 너무 더디다...
애니메이션도 자꾸 반복된다. 프레임은 여전히 29.97이다.
소니 베타캄이 D1을 만들면서 설정했던 그 오차보정치를 그대로 적용하며 살고 있을 뿐이다...
내가 매일 쓰는 머신은 퀀텔...
95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PaintBOX 이녀석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계속 포토샵으로 작업했겠지..
고화질과 고성능의 컴퓨터를 가지고 작업하는 것은 즐거움이다.
그리고 내 맥에서 작업하는 것도 즐겁고...
우흐~
퀀텔장비를 뜯어보면 안에 모토롤라의 CPU들이 마구 붙어 있었다.
그 때 동지를 만난듯이 즐거웠는데... 그것은 아무래도 예전의 향수때문이 아니었을까...
모토롤라 80386 25MHz
내가 아이디로 쓰는 hal308이 내가 쓰는 HAL장비의 버전넘버이기도 하다.
안에 보면 80386들이 많이 들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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