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야만 할 것 같다. 그 가을이 지나치는게 아쉬워 주절주절 떠들기라도 해야 마음이 약간은 편해질 듯해서이다... 그리운 나에게..
모퉁이를 돌아서면 누군가 불쑥 찾아와 이야길 할 것만 같다. "성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죠?" 하고 말이다. "토끼를 찾는 거라면 이쪽 길이 아냐... 저번 골목에서 왼쪽이에요."
꽃을 항상 꽃집에서 보다가 밭에 꽃이 가득 피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면 그것은 감동이란 걸 알게 되었다. 주인장 아주머니는 배추를 가르고 있었는데 배추와 이것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색다른 맛이었다. 제각각의 크기로 자라는 꽃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한가득 피어만 간다...
가을을 그렇게 좋아들 하는 줄은 여길 가보고 알았다. 그냥 귀찮지만 따라나선 길에 발견한 처음의 아침 빛은 뒤를 돌아 봤을때였었다. 산너머로 햇살이 살짝 비쳐 나무들에만 아직은 빛이 간다. 이제 시작이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나도 점점 가을에 빠져들게 된다...
가을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사람도 색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보고 있노라면 물이 드는 것 같다. 그냥 지나치기 너무 어려웠다.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여기 오면 이것은 한장 찍고 가야 한데서...
모과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돌배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솔직히 너무 높아서 잘 모르겠고 주렁 주렁 매달린 풍경은 첨 봐서.. 꽤나 감동이었다. 손대지 않는다는 것은 풍요롭구나... 누가 감사해 할까... 새들일까 사람들일까.. 약간의 가을을 넣어서 겹쳐 보았다.
역시 손대지 않는 다는 것은 감동이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이런 풍경을 많이 볼텐데... 본적이 없는 걸 보면 저거 하나에 얼마야? 하는 순간 남아 나지 않으리라...
"아! 가을 하나가 날리고 있는 풍경"
그 많은 사람들을 다 가리고 겨우 한장 비집고 찍었다.
가을이 소복히 쌓여 있는 작은 풍경은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내겐 딱이다.
떨어진 것이 더 아름답다... 가난하고 아무것도 없는 땅위에 이불같이 내려 겨울을 준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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