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맑더니 비가 내린다.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다. 상쾌하고도 시원한 날씨. 젖어 버린 아스팔트를 달려 부랴부랴 도착해서 사진을 담는다. 두터운 구름으로 하늘은 반쯤 열리다 닫혀 버렸다. 하지만 아름다운 일몰 가을의 한나절이 지는 장엄한 순간이다. 단순히 지구는 회전한다는 원리로 설명해버리기에는 너무 위대하다.
이렇게 바라보고 있던 소녀도 언젠가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올 무렵 그 마음은 그대로일까... 그렇게 믿고 싶다. 태양이 5천억년 정도의 생명력을 가진다고 한다. 그 정도면 됐다.
가을이라 생각하니 하늘을 올려다만 봐도 가을같다.
영선동의 고양이 1호 우리를 향해 조금은 낯설어 하며 쳐다본다.
고양이 1호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다....
딱 한송이 큰 꽃은 어쩐지 담아두고 싶다. 그 하나라도 없어져 버리면 얼마나 서운할까 싶어서...
영선동 고양이 2호 이녀석 날 보더니 얼어버렸다. 피식~
내가 좋아하는 영선동의 풍경은 이렇다. 단순하고도 아름다움. 인간은 어쩌면 치장하지 않고 받아 들일때 가장 순수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대리석을 깍아 만든 길이었으면 과연 이다지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맨 얼굴로 대하는 바다같아서 좋다. 여기는... 사람이 있어서 좋고... 아무도 살지 않았고 길도 화려했다면 아마 다 빼고 바다만 찍었을 것이다.
오늘의 마지막 사진은 하루의 마지막 사진이었다. 돌아서서 나오려는데 발견한 그레이트한 풍경... 설탕뽑기도 이정도의 풍경인데서 하면 아마 더 잘되지 않을까... 물론.. 침발라가며 바늘을 찌르느라 정작 자신은 알지도 못하겠지만 바라보는 나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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